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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arning Journey/Bilbao & Mondragon

[HBM] 2016.04.27_몬드라곤 연수단 - Ep.08 몬드라곤대학교 (Mondragon Unibersitatea)



몬드라곤 연수 3일차는 하루 종일을 몬드라곤 대학에서 보냈습니다.


몬드라곤 대학에 무슨 볼 것이 그리 많은가 물어보실 수 있는데,

사실 대부분의 시간은 MTA프로그램을 체험하고 학생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는데 사용했습니다.


 MTA에 대한 내용은 할 이야기가 너무 많으니 별도 포스팅에서 정리하겠구요.

이번 포스팅에서는 몬드라곤 지식 영역의 핵심인 몬드라곤 대학에 대한 소개를 드리겠습니다.


(몬드라곤 대학의 건물들은 각 단과대의 특징을 반영해서 그런지 참으로 개성이 넘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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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는 대학이라고 하면 넓은 캠퍼스에 큰 건물들이 모여있는 모습을 상상하실 것입니다.

서울대를 비롯한 공립대뿐만 아니라 사립대학도 대부분 그렇게 모여있지요.


하지만, 몬드라곤 대학은 4개의 단과대가 완전히 분리되어 독립적으로 운영될 뿐만 아니라,

물리적으로도 바스크 지역 내 9개 지역으로 떨어져서 캠퍼스가 운영되고 있습니다.



이는 몬드라곤의 실용주의적인 특성과도 연결이 됩니다.


'필요하면 만들고, 만들면 알아서 독립적으로 운영하며, 필요하면 연대한다.'


몬드라곤 대학의 발전과정도 전형적인 이러한 단계를 거치게 됩니다.


먼저 몬드라곤대학의 전신은 호세 마리아 신부가 설립한 '기술전문학교'입니다.


언변도 뛰어나지 못하고 보수적인 마을 주민들로부터 빨갱이라는 비난까지 받았던 호세 마리아 신부는

노동청년조직과 교구민 가족 조직을 되살리기 위해서 의료소 설립과 스포츠 리그를 만드는데 초기의 노력을 기울입니다.


이후 학부모연합회를 조직해 현지 기업들로부터 기부금을 받고 다양한 문화활동과 운동경기로 돈을 모아 학교를 설립합니다.

이때 몬드라곤 성인 인구의 15%에 해당하는 600명이 후원을 약속했지만 지방정부는 참여를 거부하게 됩니다.


당시에는 소수의 젊은이들만이 교육을 받을 수 있었고 교육기회가 부족했습니다.


경제상황에 관계없이 누구나 교육을 받고

그 지식이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전해져야한다는 목적으로 학교는 설립됩니다.


20명으로 구성된 1개 반으로 시작한 '기술전문학교'는

이후 몬드라곤 시장을 포함한 이사회를 구성하면서 지역 사회에 자연스럽게 스며드는데 성공합니다.


1943년 설립된 이 학교는 오늘날 몬드라곤이 만들어지는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됩니다.

이 학교의 1회 졸업생 5명이 1956년 몬드라곤 최초의 협동조합 울고(ULGOR)를 설립하기 때문이죠.



하지만, 울고가 막상 설립되고 운영을 하다보니

실질적으로 뛰어난 인재들은 있었지만 경영능력이 부족하다는 판단을 하게 됩니다.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 1960년 경영대학(Business Faculty)이 두번째로 만들어집니다.


하지만, 경제적 어려움으로 학업을 마치지 못하고 학생들이 중간에 포기하는 문제가 이어지게 됩니다.

이에 학생들이 경제적 문제를 해결하면서 학업을 병행할 수 있도록 학생협동조합 알레콥(ALECOP)이 설립됩니다.

1966년 설립된 알레콥(ALECOP)은 오전반과 오후반을 나눠서 4시간씩 2교대로 근무를 하면서,

나머지 시간에는 학업을 할 수 있게 프로그램을 구성했으며 운영진과 학생 조합원, 협력업체가 거버넌스를 구성합니다.




이후 알레콥은 지속적으로 교육과 관련된 서비스와 장비를 개발해왔으며,

현재는 20개국 200여개의 클라이언트를 대상으로 50년째 운영되고 있습니다.

(콜롬비아, 멕시코, 사우디 아라비아에 있는 대학에 알레쿱의 모델을 전파해 현재 운영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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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1972년에는 국제적 교류를 위한 GOIER 프로그램을 도입했으며,

현재로는 100개 이상의 해외 대학과 학생 교류를 진행(전교생의 13%) 중에 있습니다.


1976년에는 인문학부(Humanities and education sciences)가 설립되었고,

1997년에는 단과대학들이 협동조합을 구성해 몬드라곤 대학을 만들게 됩니다.

(중간에 이켈란, 사이올란 같은 주요 기관들이 몬드라곤 대학에서 만들어진 후 분화되어 나갑니다)


그리고 2011년 산세바스티안지역에 요리학부(Gastronomic sciences)가 설립되면서

오늘날의 4개 단과대학 체제가 완성되게 됩니다.





앞에서도 말씀드렸다 싶이 몬드라곤 대학은 실용적인 이유에서 설립되었고,

현재도 실용적인 학풍을 그대로 이어가고 있습니다.


학생들이 일과 공부를 병행할 수 있도록 최대한 돕고 있으며,

교육 방법도 혁신적이고 실용적이여서 기존 기업들과도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또한, 기존 전문가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는 지역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서,

학사(3,451명)이외에도 석/박사(774명)와 전문가 과정(5,600명)을 개설해 운영하고 있습니다.


학사와 석사 교육과정 역시 기업과 연계한 프로젝트를 만들어서

학생들이 졸업 후 바로 취업할 수 있게 하고 있으며, 50% 이상의 연구비용이 기업의 지원을 받고 있습니다.


연구 내용 역시 실제 활용가능한 내용을 주로 다루며,

박사 과정 역시 기업에 도움이 되는 내용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서 무슨 폴리텍대학도 아니고

종합대학이 이런 연구를 하냐는 비판도 있기는 하지만,

실질적으로 논문 인용지수를 보면 매우 높게 나타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바스크 지역을 대표하는 2개의 대학들(UPV-EHU / DEUSTO)과

스페인을 대표하는 Universidad Carlos III de Madrid와 비교를 하고 있는데요.


학생의 규모가 10배정도는 차이가 나기 때문에 당연히 연구원과 보고서의 숫자는 적지만,

논문 인용지수와 외부 연구 수입면에서는 굉장히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실용적인 연구를 많이하면서도 논문이 상당히 많이 인용되고 있다는 이야기죠)


2014년 학교 소개 자료에는 논문 인용지수 등은 표기하지도 않았는데,

관련 질문을 많이 받았는지 2015년 자료에는 떡하기 자랑스럽게 들어갔네요.


실용적인 연구가 오히려 더 많은 학자들에게

적극적으로 인용될 수도 있다는 것을 몸소 보여준 것같아서 제가 다 뿌듯합니다.


암튼 몬드라곤 대학(MU)에 대한 개괄적인 설명을 들은 연수단은

이제 본격적으로 MTA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학생들을 만나기 위해서 경영대학이 있는 오나티로 이동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