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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M Coop/Coop Incubating

2016.07.09_[청년협동조합창업] 구례자연드림파크 워크숍


지난 4월 ~ 6월까지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에서 진행되었던 청년 협동조합 창업 공모전의 12개 수상팀은

7월부터 해피브릿지를 비롯한, 아이쿱협동조합지원센터, 자바르떼, 북서울신협과 함께 인큐베이팅 작업에 들어갔습니다.


협동조합으로 창업을 해보겠다는 젊은이들과 5개월간의 동거동락


기대가 되면서도 한편으로 걱정되는 점이 많이 존재했습니다.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이 협동조합 창업에 관심을 갖고 지원해준다는 점에서는 굉장히 반가운 일이지만,

공모전을 통해서 대상팀을 선정하고 이를 단기간 내에 법인으로 설립시킨다는 방식에서는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소셜벤쳐쪽에서는 이미 이런 접근이나 시도가 많이 있었지만,

협동조합이라는 조직의 특성을 고려한다면 이러한 접근이 과연 맞는가 의구심이 들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우선적으로 5개월이라는 시간이 너무 짧다는 점입니다.


제대로 된 스타트업을 인큐베이팅하기 위해서는 최소 1~2년의 시간은 필요합니다.

그리고 그 정도의 시간이 지났다고 해서 제대로 인큐베이팅된다는 보장도 없습니다.


이는 협동조합이 아닌 다른 형태의 조직에서도 너무나 짧은 기간입니다.

특히나 협동조합은 결사체의 성격이 있기 때문에 팀빌딩에만 오랜 시간이 투여되야만 합니다.


5개월만에 성과를 내야만 한다는 것 자체가 너무나 무리입니다.

다행히 선정된 팀들이 완전 신생팀이 아니라 대부분 일정기간 같이 활동하시던 분들이라는 점은 그나마 다행입니다.


추가로 공모전이라는 방식으로 계속적으로 경쟁을 해야한다는 점입니다.


물론 많은 사람들이 지원을 받기 원하고 자원은 한정되었기에 그 중에서 옥석을 가려야만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의 선택이 완전히 틀렸다고 이야기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인큐베이팅을 지원할 업체들이 자신들의 장점을 살려서 대상자를 선정할 수 없었다는 점과

공모전이라는 전형적인 방식만 이해하고 상당수의 참가자들이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했다는 점에서 한계가 드러났습니다.


심사위원분들이 공정한 심사를 해주셨지만, 그분들은 인큐베이팅 대상자를 선택한 것이 아니라

협동조합의 관점에서 공모전 자체의 공정한 심사를 진행해주셨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선정된 12개의 팀들은 4개의 지원업체와 함께 5개월을 보낸 후

또 다시 경쟁 Pitch를 통해서 추가 지원 여부를 결정받게 됩니다.


진행과정에서 협동조합 간의 협동이 일어날 수 있는 장치를 찾아보기 힘들다는 점이 너무나 아쉬운 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에서

청년들의 협동조합창업을 지원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는 너무나 감사한 상황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한계점들이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해피브릿지 협동조합 역시 이번 인큐베이팅 과정에 기꺼이 참여하게 됐습니다.


+


과연 해피브릿지가 어떠한 팀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까?


12개의 팀들을 보면서 많은 고민을 할 수 밖에 없었고 다른 인큐베이팅 지원조직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공모전의 특성상 각자 조직의 전문성에 완벽하게 매칭되는 팀들을 찾을 수는 없었기에,

기나긴 논의의 시간을 가진 후 서로의 역할을 나누고 대상팀을 선정했습니다.


아쉽게도 12팀 중에 외식창업을 희망한 팀은 없었습니다.

음식이라는 부분에서 약간의 연계성이 보이는 팀은 있었으나 본질적으로 외식창업은 아니였습니다.


결국 이 프로젝트의 운영주체로 HBM협동조합경영연구소가 합류하게 되었고,

3개의 인큐베이팅 대상팀과 함께 MTA방식의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서로의 성격도 다르고 특성도 다르고 역량도 다른 3개팀을 함께 인큐베이팅 하기 위해서는

MTA의 팀창업 방법론을 기반으로 단기적인 속성 코스를 개발해야만 했습니다.


과연 5개월만에 어느 정도의 성과를 낼 수 있을지 걱정도 되지만 기대도 됩니다.

다행히 3팀 모두 이러한 접근에 동의해주었고 열정이 넘치는 팀들이기에 앞으로 5개월이 기대가 됩니다.


+


인큐베이팅 사업이 본격적으로 진행되기에 앞서 먼저 12개 팀이 함께 모이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과 아이쿱 협동조합지원센터에서 준비를 해주셨는데요.


구례 자연드림파크를 방문해 1박 2일 워크숍을 진행하면서 협동조합에 대한 기본 이해를 높이고

구례 자연드림파크 견학을 통해서 협동조합의 무긍무진한 가능성에 대해서도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기로 했습니다.


생각보다 인큐베이팅 대상팀들의 협동조합에 대한 이해도가 높지 않았기 때문에 기획된 프로그램인데요.

구례 자연드림파크의 방문은 대상팀들에게 좋은 인사이트를 제공해준 기회였던 것같습니다.


설립 초창기에 방문했던 인큐베이팅 지원조직의 담당자들 역시

그동안 변화하고 발전된 모습을 눈으로 확인하면서 많은 자극을 주었던 시간이 된 것같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1박 2일 동안 무엇을 했는지

이제부터 하나하나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놓겠습니다.


+


우선 오전 8시에 서울(사당역)에서 출발하니 12시가 되기도 전에 구례에 도착했습니다.

중간에 휴게소를 들렸음에도 불구하고 3시간 30분 정도만에 도착한 것입니다.


서울에서 아침에 조금만 서둘러서 출발하면

구례자연드림파크의 맛있는 점심을 먹을 수 있다는 사실을 새롭게 발견했습니다.

(작년에 다른 팀과 방문할 때는 휴게소에서 맛없는 점심을 먹었던 기억이...)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체험을 온 아이들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카페와 영화관같은 각종 편의시설을 이용하는 분들도 많이 만날 수 있었습니다.


작년 초 이곳을 방문했을 때만 해도 평일에는 굉장히 횡하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불과 1년 6개월 사이에 이제는 평일에도 사람들도 생동감이 넘치는 곳이 되어있었습니다.


일단 첫날은 현장 방문보다는 창업팀들에 대한 교육 위주로 프로그램이 진행됐습니다.



북서울신협에서 협동조합 보드게임을 준비해주셨구요.

아이쿱 협동조합지원센터에서는 협동조합의 역사와 가치에 대한 강의를 준비해주셨습니다.


참석자들이 지루하지 않게 로치데일공정선구자들에 대한 영상과 함께

광주에서 청년협동조합을 설립해 활동 중인 아모틱의 추민수 이사장과의 대화시간도 마련해주셨습니다.


준비해주신 시간에 그냥 따라가다보니 어느새 오후 시간이 다 끝나버렸습니다.

알차게 프로그램을 준비해주셔서 모두가 즐거운 시간이였던 것같습니다.



저녁식사와 뒷풀이는 예전에 방문했을 때는 오픈 예정이라고만 했던

Bear Rock House와 Launge & Bar에서 진행됐습니다.


손님이 우리팀만 있을 것을 예상했는데 생각보다 손님들이 많았습니다.

시내 사람들이 멀리 여기까지 나와서 술을 먹지는 않을테니 그만큼 방문객이 존재한다는 이야기였습니다.


구례자연드림파크가 지역사회뿐만 아니라

외부사람들에게도 빠르게 자리잡아간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숙소에 들어와 내일 있을 현장 체험에 앞서 작년에 방문했던 후기를 다시 찾아봤습니다.


성공회대 일반대학원 협동조합경영학과 구례자연드림파크 방문 후기


확실히 썰렁했던 작년에 비해서 뭔가 다른다는 느낌을 많이 받을 수 있었습니다.

겨울과 여름이라는 계절의 차이도 물론 있겠지만 장소와 주변 사람들이 주는 생동감이 확실히 더해졌습니다.


+


둘째 날 본격적인 견학 프로그램에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오프닝 소개영상도 작년에 비해서 업그레이드 된 모습이 보이네요.


https://vimeo.com/94520865


작년에는 라면공방, 우리밀공방, 막걸리공방에 방문했었는데

올해는 라면공방, 과자공방, 전분공방, 맥주공방에 방문을 했습니다.


작년 포스팅에 핵심 컨텐츠가 없어서 아쉽다는 의견을 남겼었는데,

확실히 막걸리공방보다는 맥주공방이 마지막 코스로 임펙트가 더 있기는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기업 공장들(오리온제과, 칭다오 맥주)을 체험해본 입장에서는

아직까지 규모라는 면과 컨텐츠적인 면에서 조금 아쉬움이 남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생산 규모적인 측면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 더 크기에 이야기할 필요가 없을 듯하지만,

컨텐츠적인 측면에서는 라면 공방에서 준 임펙트를 다른 곳이 못따라간다는 인상을 많이 받았습니다.


한쪽 벽면을 유리로 만들어서 견학을 할 수 있는 조건을 잘 만들어놓기는 했는데,

조금 더 원재료나 해당 이슈(GMO, 우리밀 등)에 대한 이슈파이팅을 할 수 있는 장치가 마련됐으면 싶었습니다.


안내해주시분이 열심히 해당 이슈에 대해서 설명해주시기는 했지만,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것만큼 강력한 임펙트는 없기에 이에 대한 컨텐츠 보강이 좀 더 필요해보였습니다.


가장 임펙트있는 라면공방에서 시작해서 점차 힘빨이 떨어지는 듯한 느낌이 있어서,

나머지 공방들도 조금은 더 컨텐츠적인 측면에서 보완을 해주면 좋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


하지만 중요한 것은 제 의견보다는 이곳을 처음 방문한 청년들의 반응이였습니다.

아이쿱이 뭔지도 제대로 모르는 상태에서 방문한 일반 청년들이 과연 어떻게 느꼈을까?


이러한 궁금증은 견학 프로그램이 끝나자마자 바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참가자들은 견학이 끝나고 점심식사를 하자마자 아이쿱 물건을 먹어보고 싶다고 매장으로 향했습니다.

대만에서 온 친구는 라면이랑 과자뿐만 아니라 조카를 위한 선물까지 구매했습니다.


소비자들이 모여 이렇게 대규모의 공간을 만들 수 있다는 사실에 다들 놀랍다는 반응이였습니다.

그리고 생산공정을 눈으로 확인한 제품들에 대해서도 큰 반응을 보였습니다.



점심식사를 마치고 시간이 약간 남아서 처음 보는 듯한 건물을 발견해 구경을 했습니다.

체험 공방이 있다는 이야기는 들었는데 수제로 만든 물품을 파는 것은 처음 알았습니다.


담당자에게 물어보니 이제 오픈한지 4개월밖에 안된 신생 공방이라고 하더군요.

아기자기한 온갖 팬시 상품들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판매하는 것도 판매지만 이런 것을 만드는 체험도 해볼 수 있다니 아주 마음에 드네요.

아이들 교육용으로 이러한 체험공방들은 아주 훌륭한 공간인 듯합니다.



어느새 시간이 흘러서 서울로 올라올 시간이 되어버렸습니다.


토요일이라서 그런지 점심시간이 되면서 식당과 영화관은 사람들로 넘쳐나기 시작했고

멀리 외부에서 오는 것으로 보이는 관광버스도 차례차례 들어오고 있었습니다.


줄이 너무 길어서 밥먹는 것도 힘들정도로 사람들이 넘쳐나면서

이곳이 이제는 지역사회에서 확실히 자리를 잡았다는 것을 세삼 느끼게 되었습니다.


아직까지 2015년 통계가 명확하게 제공되지 않고 있지만,

2014년 자료만 봐도 지역사회에서 고용창출 효과와 경제적 효과는 확실히 입증되었습니다.


지난 번 방문 때 앞으로 계획 중이라고 했던 지역 사회 공헌 사업들인

산부인과 진료, 특성화 고등학교에 대한 장학금 지원, 지역 문화 행사 개최 등은 이미 실현이 되었습니다.


구례가 보여준 엄청난 가능성은 청년들에게 새로운 꿈과 희망을 준듯합니다.

마지막으로 서울로 올라오는 길에 아이쿱에서 선물을 준비해주셨네요.



아직 주머니가 풍족하지 않는 청년들을 위해서

아이쿱 제품을 체험해볼 수 있게 배려한 센스가 돋보이는 선물이네요.


아이쿱이 열심히 준비해주신 덕분에 좋은 경험을 하고 돌아왔습니다.

무엇보다도 청년들에게 신선한 자극을 준 것같아서 기분좋은 만남이였습니다.


드디어 5개월의 대장정이 시작됩니다.

해피브릿지도 앞으로 5개월 동안 인큐베이팅 대상팀들과 함께 열심히 달려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