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협동조합 연수보고회에 다녀왔습니다.
HBM협동조합연구소의 송인창 소장님과
HB외식창업센터의 윤천 센터장님이 참여한 해외연수였습니다.
지난 6월 프랑스의 상업협동조합, 사업자협동조합, 공익협동조합을 방문하고 오셨고,
오늘 그 연수 내용에 대한 토크콘서트를 진행하셨습니다.
총 7명이 참가해 7개의 기관을 방문했다고 하시네요.
(죄송하지만 사진에서는 사회를 보신 이성수 상임이사님은 빠졌네요...)
사전/사후 모임 없어서 가벼운 마음으로 참여했다는 윤천팀장님은
토크콘서트는 더 큰 산을 만났다고 엄살을 피우시더니 무대 체질임을 증명해주셨구요~
어딜가나 인사이트를 품어내시는 송인창 소장님께서는
간단 명료하게 3가지 특징으로 상업협동조합의 적용가능성을 정리해주셨습니다.
그럼 간단하게 오늘 있었던 이야기들을 정리해보겠습니다.
자료집은 아래 링크에서 다운 받으세요.
다운받기 : https://sehub.net/wp-content/uploads/2015/09/150901전략기획연수_결과보고서프랑스연수.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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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첫 번째 세션은 사업자고용협동조합(CAE)의 이야기였습니다.
사업자고용협동조합이라는 용어 자체가 한국에는 생소한데요,
쉽게 이야기하면 개인 사업자들이 모여서 협동조합을 이루며, 협동조합과 고용상태를 유지하는 것입다.
사업자직원은 협동조합과 자신이 제공할 능력에 대해서 협상을 한 후에
직원으로써 사업자고용협동조합 명의의 계산서를 발행하게 됩니다.
기본적인 최소 금여를 지급받고
실적에 따라서 매출의 일정부분을 사업고용협동조합에 납부하는 형태입니다.
이러한 형태는 1960년대 나타나기 시작했는데요.
공식적인 첫 사업고용협동조합은 1995년 리옹에서 설립되었습니다.
2002년 이후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루면서 창업 프로젝트의 시험 대안으로 부상하게 되고
현재 프랑스 전역에 164개의 사업고용협동조합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전체 사업자직원의 71%가 대인서비스(돌봄, 가사, 정원관리 등)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22%는 수공예품 제조 분야에서, 나머지는 IT, 디자인, 문화 예술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곳은 코파남과 코페틱이라는 협동조합인데요,
인력을 지원하는 코파남은 한국의 자활단체 같은 성격이 강하고
코페틱 같은 경우에는 한국의 IT협동조합같은 전문가들의 집단 성격이 강하다고 합니다.
코파남의 경우에는 전체 예산의 60%를 정부 지원에 의존하는 반면,
코페틱의 경우에는 40% 정도만을 정부 지원에 의존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만큼 경쟁력을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완전히 독립적으로 운영되기에는 아직도 역량이 부족한 것이죠.
사업고용협동조합은 단순 한국의 사업자협동조합처럼
프리랜서들이 모여서 만드는 연합체의 성격과는 많이 다른 점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전문가들이 먼저 협동조합을 구성하고 참여할 조합원을 모집한다는 점입니다.
전문적인 경영인이 중심에서 조합원들을 골라서 모으기 때문에 조합원의 역량이 검증이 됩니다.
한국에서는 일단 개미들이 자발적으로 모였다가 구심점이 없으니 흐지부지되기 쉽습니다.
그리고, 경영을 책임질 사람을 상근으로 두자니 배보다 배꼽이 더 커버리는 상황이 발생하게 되죠.
그리고, 대부분 영업 능력있는 개인들은 굳이 사업자협동조합으로 모이려고 하지도 않습니다.
그러다 보니 능력도 출중하지 못한 개인사업자들이 모여서 조합은 만들지만,
시장에서의 영향력은 미비하고 큰 반향을 일으키지도 못하는 것이죠.
조합이 만들어지는 과정과 참여자들의 역량에서 확실히 한국과 달랐습니다.
또한, 사업자고용협동조합의 경우에는 단순히 창업만 지원해주는 것이 아니라,
개인사업자가 되고 싶은 사람에게 여러가지 버팀목이 되어주는 성격이 강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가입한지 3년이 넘으면 조합원이 될지, 아니면 나갈지 결정을 하게 됩니다.
약간은 인큐베이팅 및 교육 기관의 성격도 많이 녹아져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그렇기 때문에 정부의 지원을 받는 것은 아닐까 추측해봅니다)
하지만, 이것이 얼마나 지속가능한 비즈니스모델이냐는 질문에는
명확한 답을 할 수는 없었습니다.
아직은 초기단계이고 CAE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 일정부분은 정부의 지원을 받아야만 운영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CAE에 참여하는 사람의 3/4는 실업자의 상태로 참여하기 때문에,
3년 안에 이들을 스스로 영업할 수 있는 역량을 갖도록 만들어줘야하기 때문입니다.
3년 안에 개인의 역량으로 충분히 매출을 발생시킬 수 있는 사람이 됐을 때
의무적으로 조합원으로 남을지 아니면 독립할지 결정해야되고,
개인적으로 영업 능력을 충분히 갖춘 사람 중에 일부는 독립하는 경우도 발생합니다.
남는 것을 선택한 사람들은 아직 역량이 부족한 사람들과 함께 협동조합을 끌고 나가야되고,
조합이 지속가능하기 위해서는 누군가 계속해서 일감을 끌고 와서 조합의 구성원들에게 나눠줘야합니다.
이러한 점을 감안한다면, 혼자서 개인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업무보다는
개인이 영업을 해와서 조합원들과 함께 일할 수 있는 업종에서 성공적으로 작동할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업무의 경우 개인사업을 하는 것이 더 편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자면,
수공예 제작을 1000개를 수주할 경우 혼자 다 작업할 수 없겠죠~
대형병원의 돌봄서비스를 수주할 경우에는 인력을 모으는 것이 더 큰 문제겠죠.
안타깝게도 아직 법적으로 자격증이 필요한 전문직(변호사, 의사, 회계사 등)이나
대규모 자본이 필요한 경우(운송, 투자, 보험 등)에는 사업을 할 수 없다고 합니다.
아직까지는 상당부분을 정부 지원에 의존해 운영되고 있지만,
점차적으로 지원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자생력을 갖춰나갈 필요는 있어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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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세션은 상업협동조합에 대한 내용으로
프랜차이즈 형태가 아닌 협동조합형태로 다양한 체인점들이 운영되는 사례들이였습니다.
프랑스의 전체 소상공인의 30%를 이러한 상업협동조합이 차지하고 있으며,
최근들어서 급격히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고 오히려 프랜차이즈형태보다 앞서가나는 형국이라고 합니다.
(한국에서는 아직까지 프랜차이즈 형태가 대세인 것과는 비교가 되는 모습이죠)
특징은 굉장히 관련 업종에서 능력있는 사람들이 모이고 있다는 점입니다.
개미들이 모이는 것이기는 하지만 전문성과 사업적 스킬을 가진 사람들이 조합원을 모으는 형태인 것이죠.
그러다보면 업계에서 일정 수준 경쟁력을 갖추고 출발할 수 있으며,
사업적으로 성공하는 것에도 큰 지지기반이 되고 있다고 합니다.
기존 프랜차이즈와 가장 큰 차이는
본부와의 수평적 관계와 조합원들 간의 네트워크 구성입니다.
본사의 일방향적인 지시를 따라야만 하는 구조는 기존 프랜차이즈와 다르게
훨씬 더 협력적이고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는 것입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매장관리비용이 감소하고 위험 발생률이 낮아지는 것이 가장 큰 경쟁력이지만,
조합원들이 경영에 참여하고 의견을 게시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관리비용이 들어갈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상업협동조합의 비중이 30%까지 늘어났다는 것은
그만큰 상업협동조합의 형태가 다른 형태보다 훨씬 더 매력적이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실제로 프랜차이즈의 슈퍼바이저와 비슷한 개념으로 코치라는 역할이 있기는 하지만,
수시로 방문하며 통제하는 슈퍼바이저와 다르게 코치는 6개월에 한 번정도 방문하면서
조합원들 간의 어래인지만 하는 정도라서 소수인원으로 넓은 지역을 커버합니다.
(확실히 인건비 절감효과는 엄청난 차이가 발생할 수 밖에 없습니다.)
대신에 매장을 운영하는 조합원들은 매주 2회 본사를 방문해 경영에 참여해야합니다.
실무적인 것은 본사 직원들이 하지만 주요 의사결정에 참여하고 본사의 흐름을 피부로 느끼는 것입니다.
(이렇게 정기적으로 직접 본사로 찾아오니 커뮤케이션이 원할할 수 밖에 없게 되죠)
송인창 소장님은 프랑스의 상업협동조합의 성공에 대해서
기본적으로 능력이 뛰어난 조합원들이 참여했다는 점과, 조합원의 참여 구조가 설계되었다는 점,
그리고 마지막으로 희생하는 리더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설명합니다.
송인창 소장은 프랜차이즈가 시스템으로 돌아간다면,
상업협동조합은 사람으로 돌아간다는 표현을 사용했습니다.
프랜차이즈에서는 모든 것을 시스템화하기 때문에
누가 매장을 운영해도 기본 매출은 보장이 되는데 상업협동조합은 매장마다 역량 차이가 천차만별이 됩니다.
본사의 통제를 덜 받는대신 전반적인 퀄리티 유지가 안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조합원이 누가 들어오느냐가 매우 중요할 수 밖에 없습니다.
찍어내듯이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최대한 늘려서 매출을 땡기는 것이 아니라,
잘 할 수 있는 사람을 골라서 조합원으로 가입시키다보니 성장속도는 더딜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대신 건강한 매장이 늘어나게되고 오히려 지속가능성은 높아질 수 있게 되죠.
"느리게 가지만 더 오래갈 수 있는 방향을 추구하는 것입니다."
확실히 초기에 세팅만 잘된다면 지속가능성면에서는
프랜차이즈모델보다는 훨씬 더 강력하고 안정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본사와 가맹점 간에 제로섬게임이 반복되는 프랜차이즈 모델의
새로운 대안으로 충분히 작용할 수 있는 모델이였습니다.
심지어는 매장을 가지고 있는 조합원들 사이에 상호대출을 해주는 연대도 일어나고 있었습니다.
단순히 가맹점으로 묶여있는 것이 아니라 서로간에 함께한다는 인식이 확실한 것입니다.
문제는 초기 성장과정에서 프랜차이즈로 찍어내면 큰 돈을 벌 수 있는대도 불구하고
천천히 조합원을 모집하는 초창기 리더들의 희생 정신이 필요하다는 점과
단순 이익을 위해서 조합원이 되지 않고 가치를 공유하며 능력도 있는 조합원을 모집해야한다는 점입니다.
또한, 기존의 가맹점 관계에 익숙해져있는 사람들을
협동조합 형태로 전환하는 것은 의식을 바꾸는 것이기에 오히려 더 어렵다는 것입니다.
오히려 새로운 사람들을 조합원으로 영입하는 것이 수월할 수 있으며,
그러한 대안으로 젊고 유능한 청년들을 모집해서 청년들 중심의 협동조합을 만드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실제 연수팀이 방문했던 옵틱 2000의 경우에도 가장 큰 성공비결은 전문성이였습니다.
업계에서 소문난 능력자들이 처음 공동구매를 위해서 협동조합을 만들었고,
이들이 공동마케팅을 펼치기 시작하면서 협동조합은 비약적인 발전을 하게 됩니다.
결국은 조합원들의 기본 역량이 받혀주고 본부의 뛰어난 경영 능력이 만들어낸 결과인 것이죠.
한국에도 이러한 상업협동조합의 형태가 등장하기는 했지만,
아직은 초창기 단계이기에 한계가 존재합니다.
송인창 소장은 이러한 협동조합들에 대해서,
누가 조합원으로 참여하는지, 얼마나 전문성을 갖췄는지, 이를 끌고 나갈 헌신된 리더가 존재하는지
3가지 측면에서 살펴본다면 이들의 성공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 지적했습니다.
많은 것을 보고 배울 수 있는 시간이였습니다.
시간관계상 공익협동조합(SCIc)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지 못한 것이 아쉬웠습니다.
연수팀의 분위기만 봐도 연수가 얼마나 재미있고 흥미진지했는지 한번에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런 측면에서는 연수자들이 스스로 기획해서 팀을 만들어 다녀오는 기획연수가
단순히 공모를 올려서 사람을 모아서 다녀오는 형태보다 훨씬 많은 것을 얻을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화기애애하고 풍부한 정보가 있고 많은 것을 생각해볼 수 있었던
프랑스 협동조합 해외연수에 대한 시간이 이렇게 마무리되었네요~
사업고용협동조합과 상업협동조합이 사실 완전히 새로운 모델은 아닙니다.
이미 비슷한 형태가 한국에서도 운영되고 있는데요.
이것이 어떻게 제대로 운영되고 있는지
앞으로 한국에서는 어떻게 운영해야하는지 방향성을 제시해주었다는 점에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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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가자로써 개인적인 소감으로 마무리하자면,
역시 어떠한 협동조합을 하던 협동조합을 제대로 운영할 경영자들이 필요하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사업고용협동조합이든, 상업협동조합이든
한국에서는 조합원들이 모이면 협동조합이 만들어지는 것처럼 인식이 되어있지만,
프랑스의 경우에는 뛰어난 경영진들이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을 모아서 협동조합을 만들었습니다.
결국은 협동조합은 사업체의 성격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중심에서 협동조합을 경영하는 경영진의 역량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단순히 동일한 가치를 추구하는 사람들만 모여서는
동아리 수준의 즐거운 모임을 벗어날 수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프랑스 협동조합들의 성공적인 사례들은 이러한 점에서 좋은 시사점을 주고 있습니다.
가치를 중심으로 협동조합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러한 사람들을 모으고 협동조합형태로 운영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우는 것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한국에서도 한살림, 아이쿱, 해피브릿지 등의 협동조합을 보면,
수많은 조합원들의 피와 땀이 녹아있지만 이들을 한 군데로 모아서 이끌어간 경영진들이 존재합니다.
조합원들의 소중한 노력들이 모래알에 그치지 않도록,
하나의 결사체로써 큰 성을 쌓을 수 있도록 만드는 훌륭한 경영자들
이것이 지금 한국의 협동조합에 가장 필요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 시간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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