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_협동조합의 자금조달, 몬드라곤에서는 어떻게 할까?

"협동조합으로 기업하라!"


참 매력적인 말입니다!!

하지만, 협동조합으로 기업하는 것이 현실에서는 녹녹하지 않습니다.


심지어는 '이렇게 힘들 줄 알았으면 협동조합으로 안했다'는

이야기도 현장에서는 많이 나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분들이

협동조합으로 기업을 하는 것이 가지는 의미를 잘 살려보려고 노력합니다.


이런 사람들에게 가장 걸림돌이 되는 것이 바로 재무분야입니다.

그 중에서도 바로 자금조달(financing) 문제입니다.


과연 협동조합으로 기업을 할 때

자금조달 문제는 어떻게 접근하는 것이 좋을까요?


역시나, 이럴 때마다 찾게 되는 기업이 있습니다.

바로 스페인의 노동자협동조합인 몬드라곤 그룹이죠~



몬드라곤은 협동조합으로 기업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 뿐만 아니라 오히려 더 잘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그렇다면 이들은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했을까요?


이에 관련된 자료를 찾다보니,

몬드라곤 대학교 경영학부 금융학과 교수

Izaskun Alzola Berriozabalgotia이 쓰신 논문을 찾았습니다.


The Financing of Mondragon Co-operatives: a legal analysis


2012년 발표됐으니 비교적 최근 논문이라고 할 수 있구요.

법률적 관점에서 접근했기 때문에 그 사이 조금은 바뀐 내용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Research handbook on sustainable Cooperative enterprise(2014) 라는

책에 실린 논문인데, 인터넷에서 파일로는 못찾았습니다.

(궁금하신 분들은 찾아서 공유해주시면 좋을 듯하네요. 영어로 되어있습니다)


간단하게 내용을 설명드리면,


협동조합도 일반기업처럼 자금조달은 매우 중요하다.


스페인의 협동조합들도 재무적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이는 조합원들이 개인적으로 출자할 수 있는 금액에는 한계가 있고,

조합원 뿐만 아니라 제3자에게 매력적인 투자처가 되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기본적인 협동조합의 자금 조달 방식으로는

출자금, 가입비, 특수목적 자금, 준비금 제도 등이 존재하며,

최근에는 제3자의 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해서 후순위 부채와 채권을 발생하고 있다.


이외에도 악속어음과 IOU등의 개념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는데,

대부분 고정 이율을 지급해주고 배당에 대한 우선권은 주지만 의결권을 주지 않는다.


참여형 증권의 경우에는 총회에 참석할뿐만 아니라 의견 표명도 가능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결권은 주지 않음으로써 협동조합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유지한다.


몬드라곤의 대부분의 협동조합은

제3자의 참여보다는 자체 해결을 추구하고 있으며,

2002년 Eroski가 처음으로 후순위 부채를 활용했고, 2004년 Fagor가 도입했다.


몬드라곤의 경우에는 자금적인 여유가 다른 협동조합들에 비해서 있는 편이기 때문에,

되도록이면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있는 제3자 참여를 활용하지 않는 편이다.


대신 내부적으로 대안적인 자금조달 방식을 개발해왔다는 특징이 있다.


대표적인 것이 수익 공동 관리(Profit pooling)으로

연말 결산을 통해서 발생한 경제적 결과를 가지고 그대로 배분하는 것이 아니라

협동조합별로 15% 수준에서 공유 자산을 계산한 후 스텝 규모를 고려해서 재분배를 실시한다.


이렇게 할 경우 수익이 많은 곳은 줄어들고 손실이 난 곳은 적자폭이 감소한다.

이러한 방식을 통해서 협동조합 간의 손실의 격차를 줄이는 방식으로 연대를 하는 것이다.


또한 유명한 것이 바로 Inter-co-operative funds이다.

 1991년 노동인민금고가 전통적인 은행 업무에 집중하게 되면서

신규 투자와 관련된 자금조달을 위해서  Inter-co-operative funds가 만들어진다.


Inter-co-operative fund는 3가지 종류로 구성되는데,


첫 번째는

Central Inter-co-operative funds로

매년 수익의 10%를 부담시켜서 신규 사업 투자에 활용한다 (노동인민금고는 20%)


두 번째는

Education and Inter-co-operative promotion funds로

매년 세후 이익의 20%를 부담시켜서 교육과 연구 사업에 활용한다 (노동인민금고는 43%)


세 번째는

The Solidarity fund로

매년 수익의 2%를 부담시켜서 제조업 그룹에 속해있는 협동조합들의 손실을 50%까지 보존해준다


+


한국에도 이미 많이 소개된 Lagun Aro의 경우에도

몬드라곤 관점에서는 굉장히 중요한 자금 조달 경로이다.


스페인 법률에서는 연금을 직장인과 자영업자를 다르게 적용하고 있는데,

협동조합의 조합원은 직장인으로 분류가 되지 않으면서 연금상의 손해를 보는 일이 발생했다.


창립 1세대들이 은퇴할 나이가 가까워오면서

몬드라곤에서는 이에 대한 대안으로 라군아로를 만들어 노후 대책을 마련한다.


처음에는 연금혜택을 보장해주기 위해서 시작했지만,

현재는 조합원의 실직 상태가 발생했을 때 이를 해결해주는 역할도 담당하고 있다.


몬드라곤의 조합원들은 급여의 26%가 라군아로로 빠져나간다.

이중 18%는 연금으로, 6%는 건강보험으로, 2%는 종업원 기금으로 사용된다.


종업원 기금은 굉장히 생소한 개념인데, 이게 바로 실업급여에 해당된다.

협동조합이 위기에 빠지거나 파산이 일어났을 경우에 실직한 사람들에 대한 수당을 부담하며,

실직 수당의 지급기간은 정해져있지 않으며 상황에 따라서 계속해서 지속될 수도 있다.



지난 번에 몬드라곤 원정대가 들은 이야기로는

파고르의 생활가전부분이 파산하면서 실질적으로 해고는 일어나지 않았지만,

이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The Solidarity fund와 종업원 기금이 상당부분 고갈됐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굳건한 것을 보면

몬드라곤의 자금조달 역량이 엄청나다는 것을 세삼 느끼게 됩니다.


그 비결은 바로 사내 유보금에 있습니다.

몬드라곤의 경우에는 실질적으로 세후 수익의 90%를

조합원들에게 배분하지 않고 사회적 목적이나 재투자를 위해서 사내유보를 시키고 있는 것이죠.


외부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다양한 방법들이 최근에 연구되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확실하고 안정된 방법을 활용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것이 가능한 것은 배당을 하지 않아도

함께 믿고 연대하는 조합원들의 기본 의식이 존재하기 때문에 가능한 측면도 있습니다.


당장의 배당이나 인센티브보다는

조합 운영에 있어서의 안정성과 지속가능성을 우선 고려하는 것이죠.


지금은 우리 협동조합이 잘해서 수익을 잘 올릴 수 있지만,

서로 어려울 때 도와줌으로써 위기가 닦쳤을 때 같이 극복해나가는 정신...


역시 몬드라곤에는 이러한 협동의 정신이

뿌리깊게 밖혀있는 듯합니다.


한국에서는 몬드라곤의 방식을 도입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잘짜여진 자금도달 방식도 없고, 충분한 자금이 있는 것도 아니고 법적 한계도 있고...


문제는 현재 상황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느냐의 문제입니다.


당연히 법적인 개선은 이루어져야하는 것이지만,

그 외에 어떤 방식으로도 자금조달은 계속적으로 이루어져야하기 때문이죠.


특히, 사내유보금을 사용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어떤 식으로 제3자의 자금을 유입시킬지는 고민해볼 필요가 있어보입니다.

이 부분은 협동조합으로 기업하기위해서는 반드시 풀어야하는 숙제인 듯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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