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 2016.04.28_몬드라곤 연수단 - Ep.16 빌바오 시내투어 & 구겐하임 미술관

1주일 간의 몬드라곤 연수는 지속적인 학습의 기간이였습니다.

하지만, 멀리 스페인까지 왔는데 공부만 하고 가기에는 아쉬움이 많이 남았습니다.


특히나 3일 먼저 도착한 1진이 빌바오 시내를 동네 마실다니듯이 완전 마스터 한 반면,

늦게 합류한 2진에게 빌바오는 밤에 숙소로 돌아와서 저녁 먹으러 돌아다닌 기억 밖에 없었습니다.


멀리 여기까지 왔는데 빌바오 시내를 못본다는 것은 완전 고문이였습니다.

게다가 한국에 두고 온 가족들과 친구들을 위해 뭐라고 사가고 싶기에 맘이 편하지 않았습니다.


온라인으로 여행블로거들의 글을 살펴보니

빌바오 투어는 반나절이면 충분하다고, 구겐하임 미술관만 보면 된다는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결국 아직까지 시내 구경을 하지 못한 2진은

연수 도중 과감하게 연수단에서 이탈해 반나절 빌바오 시내 투어를 결행하게 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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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에 쿠페라와 빌바오 시내 BBF를 견학한 연수팀은 점심을 먹고 난 후에

1진은 사이올란(Saiolan)을 방문하기 위해 몬드라곤으로 떠나고 2진은 빌바오에 잔류하게 됩니다.


 스페인어 한 마디 못하는 저희에게는 통역도, 여행 가이드도 없었지만,

구글지도와 블로거들의 여행후기만으로도 충분히 빌바오 시내 구경을 마음껏 할 수 있었습니다.



빌바오 시내는 대부분의 도시처럼 구도심과 신도심으로 구분되어 있었습니다.


네오비온강 동편에는 성당을 중심으로 구도심이 형성되어있고,

길이 좁은 유럽의 도시들과 비슷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고 오밀조밀 상점들이 몰려있습니다.

(연수팀은 주로 숙소에서 가까운 구도심의 북쪽에 있는 광장 인근에서 저녁을 먹었습니다.)


반면에 네오비온강 서편은 1990년대 부터 시작된 도시재생 프로젝트의 결과물입니다.


빌바오의 도시재생 이야기 살펴보기 < 클릭


빌바오 효과라고 불리는 빌바오의 도시재생 사례는 한국에도 잘 알려졌습니다.

(그 덕분에 서울에도 랜드마크를 만들겠다고 지어진 건축물이 몇 개 있죠)


구겐하임 미술관을 정점으로해서 네오비온강 인근에 주요 건축물이 위치하게 되는데,

어느 새 빌바오 시는 세계 주요 건축가들의 경연장이 되어버립니다.


프랭크 게리(Frank Gehry)의 구겐하임 빌바오 (Guggenheim Bilbao)

산티아고 칼라트라바(Santiago Calatrava)의 주비주리(Zubizuri)

콜 바루(Coll-Barreu)의 바스크 건강관리국(Health Department) 본사

필립 스탁(Philippe Starck)의 아롱디하 빌바오(Alhóndiga Bilbao)

노먼 포스터(Norman Foster)의 빌바오 지하철  입구지붕


이 외에도 지하철 역이나, 트램, 옛 부두가 등 강변을 따라서 걷다보면 눈이 저절로 호강을 하게 됩니다.

빌바오로 건축여행을 오는 사람들이 있을 정도라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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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연수단에게 주어진 시간도 많지 않기 때문에,

일단 강변을 따라 걸어서 구겐하임 미술관으로 이동하기로 했습니다.




그냥 강변을 걷기만 했는데도 참~ 도시가 아름답다는 생각을 하게 되네요.

깨끗하게 잘 정비되어 있으면서도 중간중간 인상적인 건물들이 눈에 자연스럽게 드러웠습니다.


그리고 역시나 명불허전인 구겐하임 미술관은

등장만으로 그 장엄한 존재감을 드러내주었습니다.


물이 흐르는 듯하게 만들어진 티타늄으로 만들어진 벽면은 놀라움 그 자체였습니다.



외관을 장식하는 조형물들도 눈에 띄고, 반대편에서 살베 다리가 보이는 풍경도 훌륭합니다.

밤에 한 번 더 올 기회가 있었는데 밤에 보는 구겐하임 빌바오의 모습은 또 새롭네요~ ^^


루이스 부르주아(Louis Bourgeois)의 마망(Maman)

아니쉬 카푸어(Anish Kappor)의 큰 나무와 눈(Tall Tree & The Eye)

제프 쿤스(Jeff Koons)의 튤립(Tulips)


리움 미술관에서 봤던 <마망>과 <큰 나무와 눈>을 여기서도 만나니 반갑네요~

구겐하임 빌바오의 멋진 외관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의 멋진 사진으로 감상하는 것이 더 좋을 듯합니다.


전문가들의 구겐하임 빌바오 미술관 사진 < 클릭


정문에 있다고 하는 <Puppy>는 이따가 나오면서 만나기로 하고

일단 미술관 안으로 들어가서 관람을 하기로 했습니다.


미술관에 들어가자마자 저희를 맞아준 것은 대표 전시물,

리처드 세라(Richard Serra)의 시간의 문제(The Matter of Time)이였습니다.



미술관을 처음 기획할 때부터 함께 기획되었다는 작품답게

엄청난 크기를 자랑하고 있었습니다.


녹이 스는 철재로 만든 작품은 크기도 엄청났지만,

그 길을 따라 걷다보면 온갖 다양한 생각들이 떠올랐습니다.


8개의 설치물을 모두 돌아보는 동안에 미로속을 헤매는 듯한 느낌도 들었는데,

길이 좁아졌다가 넓어지고, 또한 어두어지고 밝아지는 등의 변화들이 참으로 인상적이네요.


그리고, 한쪽편에 제작 후기처럼 그 과정을 설명해주는 공간이 마련되어있었고,

2층에 올라가게 되면 작품의 전체모습을 볼 수 있도록 해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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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의 내관도 굉장히 인상적이였는데요.

사진을 찍지 못하게 하는 바람에 내부 구조를 찍을 수 없었지만,


직선보다는  곡선위주로 만들어진 휘어진 기둥이나 천장, 유리 엘리베이터 등

건물의 외관 만큼이나 내부 구조도 하나의 예술작품과 같았습니다.


1층의 한 쪽편에는 앤디 워홀의 작품이 전시중에 있었고,

3층에는 구겐하임 미술관에서 온 세계적 작품들이 전시되고 있었습니다.



칸딘스키, 피카소, 후안 미로 등 세계적인 작가들이 작품들이였지만,

개인적으로 더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된것은 2층에 있던 루이스 브루주아에 대한 전시였습니다.


단순히 <마망>의 작가로만 알고 있던 그녀의 전시물들을 보고 있자니,

너무나 괴기스러운 작품들의 연속이길래 그녀에 대해서 알고싶어져버렸습니다.




즉시 인터넷으로 그녀에 대한 글들을 검색해보니

왜 그녀가 이런 작품들을 남기게 됐는지 많은 생각을 해보게 되었습니다.


최선호의 아트 오디세이

GQ에 실린 루이스 부르주아 인터뷰


개인적으로는 GQ의 인터뷰가 더 인상적이였습니다.


평론을 읽을 때는 그녀의 인생이 안스럽다는 생각을 많이했는데,

생각보다 담백하게 인터뷰하는 모습이 더욱더 강렬하게 인상에 남았습니다.


글들을 읽고 그녀의 작품을 다시 보니 흥미롭게 다가왔습니다.

때로는 분노로 때로는 승화로 현실을 마주하는 그녀가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안타깝게도 유럽의 다른 미술관들과는 좀 다르게

내부에서 사진촬영을 철저하게 금지하고 있기에 기록을 남기지는 못했습니다.


다만, 그녀가 던진 메세지들은 적어올 수 있었습니다.


Art is the guarantee of sanity.

Pain is the ramsom of formalism.


그녀는 조형물 이외에 상당 수의 작품들에 메세지를 남겨두기도 했는데,

한 마디 한 마디가 작품들 만큼이나 매우 강렬했습니다.


인터뷰에 보면 아버지가 예술가를 굉장히 천시여겼다고 하는데,

어머니에 대한 사랑과 아버지에 대한 증오, 예술에 대한 열정 등이

매 작품마다 상당부분 녹아있다는 생각을 하게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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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겐하임 빌바오를 나와 정문으로 향했더니 이번에는

제프 쿤스(Jeff Koons)의 퍼피(Puppy)가 저희를 맞이해주고 있었습니다.



문을 지키고 있는 듯한 퍼피의 모습이 아주 인상적이네요.


왜 제프 쿤스가 세계에서 가장 잘 팔리는 작가였는지 세삼 느끼게 됩니다.

다소 삭막하게 느껴질 수 있는 구겐하임 빌바오가 확~ 밝아지는 느낌이네요.


남들에게는 이 모습이 구겐하임 빌바오의 첫 인상이겠지만,

저희 팀은 마지막 모습으로 마음에 담아둔 채 이제 본격적으로 빌바오 시내로 진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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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 전에 또 남들 다간다는 곳은 꼭 가야하기에,

구겐하임 빌바오를 구경한 사람들이 쉬면서 꼭 들리는 아이스크림 집을 그냥 지나칠 수는 없었습니다.


맛도 맛이지만 꽃모양을 이쁘게 잘 만들어주시네요~

(물론 한국에서도 이렇게 만들어주는 집을 본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친절한 한국 블로거들의 안내에 따라서,

빌바오 파인아트 미술관을 거쳐서 인근 공원으로 향했습니다.


미술관은 시간 관계상 들어가보지는 않고 그냥 스쳐지나갔고,

한적한 공원은 빌바오 사람들의 여유를 느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남미에서 많이 볼 수 있다는 스페인의 타일 무늬가 세겨진 기둥이 눈에 띄네요.

세계 어딜가나 공원만큼 여유있고 한적한 곳은 없는 듯합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빌바오 시내 중심가로 이동했습니다.


목적지는 선물에 대한 부담감을 가진 일행들을 위해서

빌바오에서 젤 크다는 백화점으로 이동하면서 시내를 관통할 수 있었습니다.


그동안 미팅을 위해서 택시타고 그냥 지나치던 곳들을

여유있게 걸으면서 구경하니 감회가 굉장히 새로웠습니다.


길을 걸으며 현지인들과 호흡을 하는 것과

차를 타고 지나가는 것이 굉장히 다를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세삼 깨닫게 되었습니다.


 


빌바오 사람들의 모습도 좀 더 자세히 볼 수 있었습니다.


그동안 특정 기관의 사람들만 만나보았다면,

길가를 걷는 동안에는 굉장히 다양한 사람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노인이 많다', '사람들이 우울하다', '다들 잘생기고 이쁘다'


바스크 사람들에 대한 우리끼리의 여러가지 평가가 있었는데

막상 이렇게 길을 걸으면서 보니까 여기도 그냥 다양한 사람들이 사는 동네였습니다.


다른 유럽의 대도시들보다는 약간은 차갑고 다양성이 적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느 대도시와 다르지 않은 모습들이 많이 보였습니다.


저희가 방문했던 바스크의 다른 도시들과 비교해보는 재미도 쏠쏠했습니다.

(바스크 지역 다른 도시 방문기)


대형 백화점에서 필요한 물품들에 대한 쇼핑을 마친 후

사회저경제 포럼이 열리는 KOOPERA의 시내 매장으로 이동해 다시 팀에 합류했습니다.


협동조합과 자활의 상생적 협력 모델인 KOOPERA의 시내 매장이기에

작은 공간을 상상했는데 KOOPERA의 사업적인 경쟁력은 상상을 초월했습니다.


KOOPERA방문 후기 보기 < 클릭


오후에 있었던 Saiolan방문은 땡땡이 쳤지만

빌바오 시내 탐방팀은 이래저래 많은 것을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이였습니다.


도시보다 더 유명한 미술관이 있을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그것이 도시 계획 안에서 전체적으로 너무나 잘 조화를 이루고 있다는 것은


 너무나 인상적이였고 도시 재생에 있어서 많은 시사점을 주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것은 한국에 곧 불어닥칠 현실이 될 수 있다는 점도 세삼 느끼게 되었습니다.


과연 빌바오의 철강과 조선업계의 선두자리를 밀어냈던 대한민국이

이제는 빌바보의 도시재생을 어떻게 다시 한 번 재현할 수 있을지 고민해봐야할 듯합니다.



빌바오 도서관 벽면에는 세계 각국의 언어로 다양한 말들이 써있는데요.

한국어로는 다음과 같이 써있네요.


'새로운 변화는 새로운 답을 가져오는 사람에 의해서가 아니라 새로운 물음을 묻기 시작하는 사람에 의해서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