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 2016.04.29_몬드라곤 연수단 - Ep.15 파고르(Fagor)

해피쿱투어와 함께하는 몬드라곤 연수단의 마지막 행선지는

Fagor industiral 이였습니다.



몬드라곤 인근지역을 방문하면서 신기하게 느꼈던 점은


대부분의 회사들이 넓게 퍼져있다보니 굉장히 한적한 곳에 덩그러니 위치한 경우가 많다는 점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건물들이 굉장히 세련되고 멋지게 지어졌다는 점입니다.


옛 건물을 그대로 사용해 약간은 올드한 모습을 유지하고 있는 곳은 Ikerlan밖에 없었는데,

오랫만에 그나마 제조업같은(?) 분위기를 연출하는 건물을 만나서 한편으로는 반가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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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고르 그룹이 가지는 몬드라곤 내의 상징성에 대해서는 이미 Ep.05에서 자세히 설명했습니다.


[HBM] 2016.04.26_몬드라곤 연수단 - Ep.05 몬드라곤 협동조합 복합체


몬드라곤 최초의 협동조합그룹 Ularco는 대표 브랜드 파고르의 이름을 따서 파고르 그룹이 되었고,

몬드라곤 최초의 노동자협동조합 ULGOR는 그룹의 이름을 따라서 파고르 가전으로 이름을 바꿨습니다.


그리고 몬드라곤의 살아있는 역사였던 파고르 가전이 2013년 파산을 맞이하게 되며 큰 화제가 됩니다.


파고르 가전(Fagor Electrodomésticos) 파산에 대한 이전 글 보기



그후로 3년이 지난 지금 파고르는 어떻게 됐을까요?


이전 포스팅에서 언급한 것처럼 '파고르 가전'의 주요 해외 브랜드는

알제리계 가전회사 Cevital과 독일계 가전회사 BSH Hausgeräte에 각각 인수되었으며, 

파고르 가전 본사는 2014년 7월 카탈루니아 지역의 회사 Cata가 전격 인수합니다.


그리고 파고르 그룹은 전격 해체되고 산업별 그룹으로 헤쳐모이게 됩니다.


B2B전문 주방용 가전제품 기업으로 오랜 역사적 전통을 가지고 있던 Fagor Industrial은 

산업용 가전 제품 기업들이 한데 모여서 새롭게 만든 Onnera Group에 합류에 대표 협동조합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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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gor industrial에서 저희를 맞아주신 Gema Mancebo는

파고르 가전 인사팀에서 13년간 근무를 하다가, 파고르 가전이 파산하면서 파고르 인더스트리얼로 재배치되였습니다.


일반적으로 직원들을 재배치를 할때는 업무의 유사성과 기존 근무지와의 거리를 중요시 하는데,

파고르 가전의 경우에는 워낙 규모가 큰 사건이였고 재배치 대상만 2000명에 달했기 때문에 자신은 운이 굉장히 좋았다고 하네요.


파고르 인더스트리얼에 대한 대략적인 브리핑을 들은 후

역시 연수단원들의 질문은 파고르 가전 파산 사건에 맞춰질 수 밖에 없었습니다.


파고르 가전의 파산은 이미 오래전부터 예견됐습니다.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때부터 직견되었으니 파산까지 5년정도 시간이 있었습니다.)


수익을 내지 못하고 공장이 가동이 안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별다른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조합원을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시간만 끌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결국은 자체 해결할 수 있는 타이밍을 놓쳐버렸고,

파산이 결정된 후에는 우리가 아무것도 준비되지 않았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우선 900명은 몬드라곤 그룹 내 개별 협동조합에 임시 재배치 되었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약 900명의 사람들은 임시로 재배치될 곳도 없었습니다.


처음에는 몬드라곤 본부가 알아서 해결해줄 것이라고 믿었지만,

본부의 역할은 거기까지였고 결국은 남겨진 자들은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나가야만 했습니다.


실직된 조합원들은 '오스갈리아츠' 협동조합(인력파견업체)을 만들어서

스스로 인력의 재배치에 대한 내용을 해결해나갑니다.


몬드라곤 그룹의 공장에서 성수기에 맞춰 빈 자리를 매꾸는 일을 하기도 하고

일반 사기업이나 파고르 가전을 인수한 기업에 배치되기도 하고, 일부 인원은 명예퇴직을 선택하기도 합니다.


대부분의 조합원들은 파고르 가전에서 은퇴할 때까지 일할 줄 알았는데,

너무나 갑작스러운 일이라 모두 충격이 켰고 몬드라곤 도시 전체가 암울한 시기를 보냈다고 합니다.


당시에는 협동조합 방식의 혁신적인 시도를 하기보다는

각자 흩어져서 생존을 준비하기 바빴고, 기술자들은 별도 A/S전문 협동조합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파고르 가전 조합원들의 출자금과 누적된 배당금은 파산과 함께 모조리 날아가버렸기에,

라군아로에서 80%의 임금을 지원해주는 2년 동안 각자의 살 길을 찾아야만 하는 상황이였습니다.


재배치가 된 인원의 경우에는 라군아로에서 재배치 받은 회사에 6만 유로를 지원해 주게되며,

이 중 15,000유로는 개인 계좌에 출자금으로 지급해주고 나머지는 회사에서 비용으로 활용하게 됩니다.


임시 재배치된 인원에 대한 채용 여부는 재배치된 협동조합에서 결정하게 되는데,

너무 급하게 재배치했기 때문에 일부 인원들은 직무와 거리 등이 전혀 고려되지 않아 채용이 안된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공장 노동자가 갑자기 마케팅 부서에 배치되는 경우도 있었다고 하네요.)


+


파고르 가전의 파산은 몬드라곤 전체에 큰 경각심을 줬다고 합니다.


가장 역사가 깊고 규모도 컸던 파고르 가전이 파산을 하면서

그 어떤 협동조합도 충분히 파산할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해준 것입니다.


그동안 파고르 가전의 경우에는 절대 망하지 않을 것이라는 신화같은 존재였습니다.


그래서 기본 출자금 이상으로 추가 출자를 한 사람들도 있었는데, 

많게는 10만 유로까지 투자를 한 사람도 있었다고 하네요.


또한, 역사가 오래되다보니 2세대 자녀들이 능력이 없어도

부모들의 인맥과 출자금을 이어받아 파고르에 입사하는 경우도 많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파산 과정에서도 파고르가 설마 망하겠어라는 생각으로

자구책을 마련하지도 않고 시간만 질질끌다가 일을 더 키운 점도 큰 문제였습니다.


본부 차원에서도 이미 예견된 사고였으나

충분히 대비하지 못하고 사전에 통제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비판을 받아야만 했습니다.


경영진들의 경우에는 아무런 처벌을 받지 않았고,

업무 능력이 생산직보다 뛰어나기 때문에 오히려 쉽게 재배치된 경우도 나타났습니다.


모든 주요 의사결정은 총회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경영진만을 탓할 수 없다는 점과

결국은 본부가 도와주지 못하고 모두가 함께 책임지고 스스로 해결해야한다는 점을 크게 배웠다고 합니다.


사실 너무나 당연한 원리와 원칙이지만 막상 사건이 발생했을 때는

이 것대로 진행된다는 것들을 조합원 당사자들이 받아들이는데 굉장히 힘들었을 것입니다.


누구는 살아남고, 누구는 길거리를 헤매야만 하는 상황

오히려 큰 책임이 있는 것같은 경영진들이 오히려 현장직들보다 더 빨리 좋은 자리에 배치받는 상황

언제 어디로 재배치 될지도 모르고 한없이 내 차례가 오길 기다려야만 하는 상황

내가 넣은 출자금이지만 그것이 날아갔을 경우에 느끼는 억울함


이 모든 것들이 복합적으로 나타나면서 서로에게 큰 상처를 남기게 됐을 것입니다.


스스로 결정한다는 것

그리고 거기에 책임을 진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또한, 그 누구도 나를 구원해주지 않으면 모든 것은 스스로 해결해가야한다는 것


협동조합도 만능 도깨비 방망이는 아니였습니다.

천하의 몬드라곤도 현실적인 문제 앞에서는 고개를 숙일 수 밖에 없었습니다.


협동조합을 한다는 것은 스스로 주인이 된다는 것이며 스스로 책임을 지는 것입니다.

하지만 혹시 해고당하지 않기 위해서, 어려울 때 기댈 곳이 있기 위해서 협동조합을 하고자 하는 것은 아닌가요?


몬드라곤의 파고르 전자는 이러한 새로운 피난처를 찾던 사람들에게

협동조합이 절대적인 피난처가 되어줄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협동조합은 기존 주식회사의 한계를 극복하는 좋은 방법이 될 수는 있지만, 

결국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사람은 나 자신이 되야한다는 아주 평범한 진리


스스로에 대한 주인의식과 자발성이 없을 때

협동조합이라는 시스템도 온전한 방어막이 되어줄 수 없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합니다.


+


이제 몬드라곤에서의 현장연수는 모두 끝났습니다.

그리고 연수에 참여한 모든 분들은 각자의 영역으로 돌아가서 자신의 삶을 사실 것입니다.


연수팀에는 협동조합 종사자도 있고, 그냥 관심이 있어서 참여하신 분들도 있습니다.

모든 분들이 보고 느끼고 생각한 내용은 모두 다를 것입니다.


몬드라곤은 우리 삶에 어떤 영향을 줄게 될까요?

이러한 이야기들을 After 모임에서 이야기하면서 연수를 마무리 하도록 하겠습니다.


2007_파고르사람들, 브란트사람들 (Les fagor et les brandt)

최근 협동조합 관련 영화들이 국내에 많이 소개되고 있습니다.


위캔두잇 (We can do it)

로치데일 선구자들 (The Rochdale Pioneers)

워커즈 (Workers)

미스터 컴퍼니 (Mr. Company / 국내 제작)


그 중에서도 몬드라곤과 관련된

다큐멘터리 영화 한편이 최근에 많이 상영되고 있습니다.


파고르사람들, 브란트사람들 (Les fagor et les brandt) 



국내 방송사에서 몬드라곤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제작한 적은 있지만,

해외에서 제작된 다큐멘터리가 국내에 들어온 것은 <Together> 정도만 알려져 있었습니다.

(Together의 경우에도 몬드라곤만 다뤘다고 볼 수는 없죠.)


<파고르 사람들, 브란트 사람들>이라는 이 다큐영화는

2007년 제작되서 2008년에는 국제 영화제에서 상도 받을 정도로 주목을 받았던 영상입니다.


영화의 주된 내용은 파고르의 가전 부문이

프랑스의 가전 브랜드 브란트를 인수하는 과정을 다루고 있습니다.


영화에서는 주로 몬드라곤의 이중적인 태도에 주목합니다.


사람을 중요시하는 협동조합이라고 알려졌는데,

실제 브란트를 인수하는 과정을 보면 글로벌 자본주의 회사와 크게 다르지 않다.


나름 균형감 있게 파고르 가전의 경영진 인터뷰도 많이 다루고 있지만,

영상이 던지는 메세지는 명확했고 확실히 프랑스 국민의 관점에서 현상을 보고 있습니다.


영상의 앞부분에 몬드라곤을 길게 설명하는 것도

몬드라곤의 이러한 이중성을 부각시키기 위한 장치로 작용하게 됩니다.

(의도한 것이든 아니든 보는 사람은 그렇게 느끼게 되죠)


영상은 1년이 넘는 기간동안

브란트의 노동자들을 추적하면서

파고르 가전의 경영진과 몬드라곤에 있는 노동자를 인터뷰합니다.


이들의 이야기들이 교차 편집으로 구성되지만,

결국은 몬드라곤 조합원과 브란트 노동자의 차이가 부각되는 구조인 것이죠.


몬드라곤은 기본적으로 노조를 인정하지 않습니다.

노동자협동조합이기에 당연해보이지만, 해외 자회사는 협동조합이 아니죠.


브란트 노동자들은 몬드라곤의 이러한 차별적 태도에 불만을 표시하고,

인력 감축 계획에서 대해서 강하게 저항하게 됩니다.


결국 경영진은 인수 당시 350명의 구조조정을 계획하지만,

1년 7개월이 지나면서 최종적으로 140명의 인력감축이 이루어집니다.

(이 내용을 자막으로 삽입하고 영화는 마무리 됩니다.)


상영시간이 길지는 않지만

스토리가 단순하고 인터뷰가 많아서 약간은 지루하게 느껴집니다.


하지만, 그 안에는 많은 생각꺼리를 던져주고 있습니다.


+




우선 Brandt라는 기업에 대해서 이해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Brandt는 프랑스의 대표적인 가전 브랜드 중에 하나로

1924년 처음 설립되어서 지속적인 M&A과정을 거치면 성장해왔습니다.


대표 브랜드인 Brandt 이외에도 프리미엄 브랜드 De Dietrich

빌트인 가전 브랜드 Sauter, 세탁기 전문 브랜드 Vedette 등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회사 이름도 M&A를 통해서 계속해서 바뀌어왔습니다.

 1956년  Hotchkiss-Brandt

1966년  Thomson-Brandt

1968년 Thomson-CSF

1982년 Thomson SA

1992년 Brandt SA

2000년 Moulinex-Brandt

2001년  Elco-Brandt SA


이미 1992년부터는 이탈리아와 이스라엘 기업과 M&A를 거치면서 

프랑스 브랜드이지만 다국적 기업의 반열에 들어선 상태였습니다.


60억 유로라는 금액에 Fagor가 인수를 할 당시

브란트는 프랑스에서 2위 브랜드였고, 파고르는 스페인 3위 브랜드였습니다.


프랑스 경제규모가 스페인보다 크다는 것을 고려하면,

파고르 가전이 국제화 전략으로 굉장히 공격적인 투자를 한 셈이죠.


당연히 회사의 주인이 바뀌었으니 노동자들은 위기의식을 느낄 수 밖에 없습니다.

그나마 노동자협동조합으로 유명한 몬드라곤의 자회사이기에 어찌보면 큰 기대를 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파고르의 선택은 노동자들의 기대를 저버리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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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란트의 인수는 몬드라곤 입장에서는 굉장히 기대가 컸던 프로젝트입니다.


인수 주체가 몬드라곤의 상징적인 협동조합인 파고르 가전 부문이고,

1990년대부터 실시한 국제화 전략이 가장 두드러지는 순간이였기 때문입니다.


몬드라곤 입장에서는 투자액이 컸기 때문에,

효율적인 경영운영은 굉장히 중요한 요소였습니다.

경영 효율성의 관점에서 보면 FagorBrandt의 결정은 어찌보면 당연한 것입니다.


협동조합이 아닌 자회사의 성격으로 인수한 것이기에,

협동조합적 경영원칙을 따르기보다는 기존 주식회사의 방식으로 접근했던 것입니다.


Fagor의 경영진들은 자신들의 결정을 항변합니다.


협동조합도 자본주의에 존재하는 회사이기에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과학적 관리와 효율성의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몬드라곤은 기업이지 NGO가 아니다.

협동조합은 자본주의의 대안이 될 수 없다.

특정인에게 부가 독점되는 것을 막을 뿐이며, 모든 사람에게 다같이 배분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몬드라곤은 파업에 대한 아픈 상처가 있습니다.

1974년 노동자협동조합인 몬드라곤에서 파업이라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집니다.


노동자협동조합이기에 노동조합이 없었지만,

이에 대한 문제제기가 이루어지면 대규모 파업이 일어나고 17명이 해고됩니다.


3년 후 총회를 거쳐서 17명이 복직되기는 하지만,

'노동조합과 노동자협동조합이 같이 갈 수 없다'라는 명확한 태도를 유지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새로 인수한 브란트의 파업이 반갑지만은 않습니다.

하지만, 비정규직이 1/5가량되는 주식회사에서 노동조합이 없다는 것도 아이러니입니다.


해외 자회사가 계속해서 늘어나면서

전체 직원의 조합원 비중은 이미 50%수준에 다다르고 있습니다.


분명 몬드라곤은 1990년대 이후의 국제화전략으로

변화는 국제정세에 대응하면서 잘 살아남았지만 그 후유증을 겪고 있는 것입니다.


몬드라곤은 자국에 있는 조합원들에게는 좋은 회사이지만

프랑스를 비롯한 해외의 자회사들에서는 그렇지 않다는 점이 점점 부각됩니다.


과연 이러한 모습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몬드라곤의 궁극적인 목적은 이윤 극대화가 아니라

신규 일자리 창출이기에 어찌보면 몬드라곤의 방향성과 맞지도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몬드라곤은 인력 감축이라는 초강수로 사업을 확대하면서 인원을 줄입니다. 

영화가 만들어진 2007년만 해도 경영진의 결정은 자기모순에 빠진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그 이후의 역사는

경영진의 고뇌가 괜한 노파심이 아니였음을 증명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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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글로벌 경제 위기가 밀려옵니다.

스페인 입장에서는 밀려왔다는 표현이 가장 적당할 듯합니다.


금융위기 이전까지만 해도 스페인 건축업은 호황이였습니다.

특히 지중해를 끼고 있는 안달루시아 지방의 부동산 거품은 장난이 아니였습니다.


건축업이 호황을 이루면서 빌드인으로 들어가는 가전업도 호황이였습니다.

아무래도 이러한 가전 산업의 호황으로 파고르가 사업을 확장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글로벌 경제 위기로 대규모 자본이 갑자기 빠져나갑니다.

부동산 거품은 완전히 빠지고 새로 짓고 있던 건물들은 모조리 중단되어버립니다.


파고르의 매출은 85%가 급감하는 상황을 경험하게 됩니다.


파고르의 경영진은 다시 고민에 빠지게 됩니다.

또 다시 인력을 감축해야하는 상황에 처한 것입니다.


파고르-브란트는 2007년 겨우 140명을 줄이는 것으로 마무리 했는데,

2008년 금융위기가 터졌다고 또 구조조정을 해야했습니다.


파고르 가전부문은 인원감축 없이 1~2년을 그냥 버텼습니다.

하지만, 그것도 한계가 있기에 50%의 인원을 감축하고 급여를 20% 삭감합니다.


하지만, 그것으로도 회복은 안됩니다.

이미 시기를 놓쳤고 부채는 눈덩이처럼 불어나버렸습니다.


2013년 몬드라곤 본사에서 6000만 유로를 긴급 지원 받아서 큰 불을 끕니다.

하지만, 몇 개월 후 다시 4000만 유로의 지원을 요청하게 됩니다.


결국 몬드라곤은 파고르 가전 부문을 포기하게 됩니다.

2013년 11월 Fagor appliances는 결국 파산하고 말았습니다.


여기서 흥미로운 것은 몬드라곤의 Fagor appliances가 파산을 발표하기 몇 시간 전

프랑스의 Fagor-Brandt가 먼저 파산을 발표하고 법정관리를 신청합니다.


이는 가장 큰 계열사인 Fagor-Brandt의 파산이

모기업인 Fagor appliances 파산의 결정적 원인 중 하나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몬드라곤 역사의 상징인 Fagor 가전부문의 파산은 엄청난 사건이였고,

몬드라곤 창립 이래 최대의 위기에 봉착하게 됩니다.


Fagor 가전부문에는

전세계적으로 5600명의 종업원이 종사하고 있었고,

이 중 1700명이 몬드라곤의 조합원이였다.


일단, 900명의 조합원은 우선적으로 재배치를 했고,

은퇴시점이 얼마남지 않은 사람들은 퇴직을 선택해서 고통을 분담해주었습니다.


이후 조합원들의 경우에는 대부분 재배치가 이루어졌지만

아직도 일부 인원은 80%의 급여를 지급받으면서 대기중인 상태라고 합니다.

(아무리 몬드라곤이라고 해도 천 명이상을 재배치하는 것은 엄청난 일이였던 것이죠)


이 과정에서 몬드라곤의 다양한 기금들은 대부분 바닦났고, 

인력배치도 끼워넣을대로 최대한 끼워넣어서 고통을 분담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해외의 계열사들은 대부분 매각의 절차를 밝게 됩니다.


우선, 가장 큰 계열사인 Fagor-Brandt는

알제리의 Cevital 그룹에 인수됩니다.


2013년 11월 파산을 발표하고 6개월간 법정관리에 들어갔다가

2014년 4월에 스페인과 폴란드의 공장까지 포함해서 Brandt 그룹 전체가 인수됩니다.

(역시 브랜드 파워가 강력하다보니 빠르게 주인을 찾은 듯합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1800명의 종업원 중 1200명만 고용보장을 받게 됩니다.

(실제로 얼마나 많은 인원이 고용승계가 되었는지는 정확한 자료를 못찾았습니다.)


그리고 2014년 말에는 폴란드에 있던 Fagor Mastercook까지

독일계 가전업체인  BSH Hausgeräte에 인수되면서 대표적인 해외 자회사들이 정리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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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고르 가전 부문의 파산은 

몬드라곤의 국제화 전략에 대해서 새로운 시사점을 줍니다.


몬드라곤은 EU의 통합과 국제화 흐름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MCC라는 규모화전략과 해외 자회사라는 국제화 전략을 선택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협동조합이 아닌 주식회사의 형태로

해외에 진출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수많은 비판을 받아왔습니다.


몬드라곤은 현지의 법제도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는 핑계를 댔지만,

솔직히 이야기하면 아직까지 해외 법인은 한 식구로 인정하지 않은 것입니다.


이는 법제도의 문제도 있지만 불확실성에 대한 대응 방식이였습니다.

시장 환경이 어떻게 변할지 모른 상황에서 강력한 연대의 식구를 늘리기는 쉽지 않습니다.


60년 넘는 전통의 같은 동네에 있던 식구들과

해외에 있는 사람들을 동등한 관점에서 한 식구로 받아들인다는 것은

너무나 이상적인 이야기입니다.


솔직히 이야기해서 몬드라곤은 차별을 한 것이고,

이는 전략적 선택이였고 장기적으로 협동조합 전환 계획이 있었는지는 아직 모릅니다.


그러한 결정을 하기 이전에 너무나 큰 사건이 터져버렸기 때문이죠.


아마도 파고르 가전의 실패 사례는

해외 자회사에 대한 태도를 더욱 확고하게 만들듯합니다.


불안전한 시장상황에서 무리한 확장과 투자는 그룹 전체를 위태롭게 할 수 있습니다.


만약 5800명의 종업원이 모두 조합원이였다면,

몬드라곤은 이번 금융위기를 통해서 조합원의 일부를 포기할 수 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노동자협동조합에서는 진입장벽을 높일 수 밖에 없는 것이죠.

이게 그룹의 밖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장벽이고 차별로 느껴질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아무하고나 결혼할 수 없듯이

몬드라곤 그룹의 인원으로 받아들인다는 것은 그만큼 위험을 함께한다는 의미입니다.


물론, 브란트의 인수가 성공해서 협동조합으로 전환까지 이어졌다면,

몬드라곤의 국제화 전략은 협동조합 역사에 또 다른 한 획을 긋는 사건이 됐을 것입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는 쉽지 않은 일임을 다시 한 번 증명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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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 주목할 것은 매출의 급감 이후 경영진의 태도입니다.


경영진은 초반에 인력 구조조정을 하지 않고 버텼습니다.

결국은 이게 파산까지 가는 시발점이 되었고 경영진의 리더십은 큰 문제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미 Brandt의 인수과정에서 큰 홍역을 경험한 경영진이

불과 1년만에 다시 한 번 인력감축을 발표하는 것은 쉽지 않은 선택이였을 것입니다.


어찌보면 시기적으로도 절묘하게 꼬인 상황인 것이죠.

결국은 그 덕에 구조조정을 못하고 버티다가 Fagor 가전 전체가 무너져버렸습니다.


몬드라곤 그룹이 여기에 대해서는 많은 고민을 했겠지만,

결국은 Fagor 가전을 희생시키고 고통을 그룹차원에서 분담하는 것으로 정리합니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보면 Fagor 경영진의 고뇌가 느껴집니다.

그리고 이러한 몬드라곤의 일련의 선택들이 충분히 이해가 갑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몬드라곤의 결정들에 아쉬움이 남는 것은 사실입니다.

냉혹한 비즈니스의 세계에서 이러한 것을 기대하는 것은 과연 사치일까요?


결국은 몬드라곤도 결정적인 순간에 무너져버렸는데,

한국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발생하게 되면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요?


Brandt의 기대

Fagor의 대응

Mondragon의 결단


어느 것 하나 이해가지 않는 부분이 없다는 것이 참으로 함정이네요...

2012_협동조합의 자금조달, 몬드라곤에서는 어떻게 할까?

"협동조합으로 기업하라!"


참 매력적인 말입니다!!

하지만, 협동조합으로 기업하는 것이 현실에서는 녹녹하지 않습니다.


심지어는 '이렇게 힘들 줄 알았으면 협동조합으로 안했다'는

이야기도 현장에서는 많이 나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분들이

협동조합으로 기업을 하는 것이 가지는 의미를 잘 살려보려고 노력합니다.


이런 사람들에게 가장 걸림돌이 되는 것이 바로 재무분야입니다.

그 중에서도 바로 자금조달(financing) 문제입니다.


과연 협동조합으로 기업을 할 때

자금조달 문제는 어떻게 접근하는 것이 좋을까요?


역시나, 이럴 때마다 찾게 되는 기업이 있습니다.

바로 스페인의 노동자협동조합인 몬드라곤 그룹이죠~



몬드라곤은 협동조합으로 기업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 뿐만 아니라 오히려 더 잘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그렇다면 이들은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했을까요?


이에 관련된 자료를 찾다보니,

몬드라곤 대학교 경영학부 금융학과 교수

Izaskun Alzola Berriozabalgotia이 쓰신 논문을 찾았습니다.


The Financing of Mondragon Co-operatives: a legal analysis


2012년 발표됐으니 비교적 최근 논문이라고 할 수 있구요.

법률적 관점에서 접근했기 때문에 그 사이 조금은 바뀐 내용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Research handbook on sustainable Cooperative enterprise(2014) 라는

책에 실린 논문인데, 인터넷에서 파일로는 못찾았습니다.

(궁금하신 분들은 찾아서 공유해주시면 좋을 듯하네요. 영어로 되어있습니다)


간단하게 내용을 설명드리면,


협동조합도 일반기업처럼 자금조달은 매우 중요하다.


스페인의 협동조합들도 재무적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이는 조합원들이 개인적으로 출자할 수 있는 금액에는 한계가 있고,

조합원 뿐만 아니라 제3자에게 매력적인 투자처가 되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기본적인 협동조합의 자금 조달 방식으로는

출자금, 가입비, 특수목적 자금, 준비금 제도 등이 존재하며,

최근에는 제3자의 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해서 후순위 부채와 채권을 발생하고 있다.


이외에도 악속어음과 IOU등의 개념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는데,

대부분 고정 이율을 지급해주고 배당에 대한 우선권은 주지만 의결권을 주지 않는다.


참여형 증권의 경우에는 총회에 참석할뿐만 아니라 의견 표명도 가능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결권은 주지 않음으로써 협동조합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유지한다.


몬드라곤의 대부분의 협동조합은

제3자의 참여보다는 자체 해결을 추구하고 있으며,

2002년 Eroski가 처음으로 후순위 부채를 활용했고, 2004년 Fagor가 도입했다.


몬드라곤의 경우에는 자금적인 여유가 다른 협동조합들에 비해서 있는 편이기 때문에,

되도록이면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있는 제3자 참여를 활용하지 않는 편이다.


대신 내부적으로 대안적인 자금조달 방식을 개발해왔다는 특징이 있다.


대표적인 것이 수익 공동 관리(Profit pooling)으로

연말 결산을 통해서 발생한 경제적 결과를 가지고 그대로 배분하는 것이 아니라

협동조합별로 15% 수준에서 공유 자산을 계산한 후 스텝 규모를 고려해서 재분배를 실시한다.


이렇게 할 경우 수익이 많은 곳은 줄어들고 손실이 난 곳은 적자폭이 감소한다.

이러한 방식을 통해서 협동조합 간의 손실의 격차를 줄이는 방식으로 연대를 하는 것이다.


또한 유명한 것이 바로 Inter-co-operative funds이다.

 1991년 노동인민금고가 전통적인 은행 업무에 집중하게 되면서

신규 투자와 관련된 자금조달을 위해서  Inter-co-operative funds가 만들어진다.


Inter-co-operative fund는 3가지 종류로 구성되는데,


첫 번째는

Central Inter-co-operative funds로

매년 수익의 10%를 부담시켜서 신규 사업 투자에 활용한다 (노동인민금고는 20%)


두 번째는

Education and Inter-co-operative promotion funds로

매년 세후 이익의 20%를 부담시켜서 교육과 연구 사업에 활용한다 (노동인민금고는 43%)


세 번째는

The Solidarity fund로

매년 수익의 2%를 부담시켜서 제조업 그룹에 속해있는 협동조합들의 손실을 50%까지 보존해준다


+


한국에도 이미 많이 소개된 Lagun Aro의 경우에도

몬드라곤 관점에서는 굉장히 중요한 자금 조달 경로이다.


스페인 법률에서는 연금을 직장인과 자영업자를 다르게 적용하고 있는데,

협동조합의 조합원은 직장인으로 분류가 되지 않으면서 연금상의 손해를 보는 일이 발생했다.


창립 1세대들이 은퇴할 나이가 가까워오면서

몬드라곤에서는 이에 대한 대안으로 라군아로를 만들어 노후 대책을 마련한다.


처음에는 연금혜택을 보장해주기 위해서 시작했지만,

현재는 조합원의 실직 상태가 발생했을 때 이를 해결해주는 역할도 담당하고 있다.


몬드라곤의 조합원들은 급여의 26%가 라군아로로 빠져나간다.

이중 18%는 연금으로, 6%는 건강보험으로, 2%는 종업원 기금으로 사용된다.


종업원 기금은 굉장히 생소한 개념인데, 이게 바로 실업급여에 해당된다.

협동조합이 위기에 빠지거나 파산이 일어났을 경우에 실직한 사람들에 대한 수당을 부담하며,

실직 수당의 지급기간은 정해져있지 않으며 상황에 따라서 계속해서 지속될 수도 있다.



지난 번에 몬드라곤 원정대가 들은 이야기로는

파고르의 생활가전부분이 파산하면서 실질적으로 해고는 일어나지 않았지만,

이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The Solidarity fund와 종업원 기금이 상당부분 고갈됐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굳건한 것을 보면

몬드라곤의 자금조달 역량이 엄청나다는 것을 세삼 느끼게 됩니다.


그 비결은 바로 사내 유보금에 있습니다.

몬드라곤의 경우에는 실질적으로 세후 수익의 90%를

조합원들에게 배분하지 않고 사회적 목적이나 재투자를 위해서 사내유보를 시키고 있는 것이죠.


외부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다양한 방법들이 최근에 연구되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확실하고 안정된 방법을 활용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것이 가능한 것은 배당을 하지 않아도

함께 믿고 연대하는 조합원들의 기본 의식이 존재하기 때문에 가능한 측면도 있습니다.


당장의 배당이나 인센티브보다는

조합 운영에 있어서의 안정성과 지속가능성을 우선 고려하는 것이죠.


지금은 우리 협동조합이 잘해서 수익을 잘 올릴 수 있지만,

서로 어려울 때 도와줌으로써 위기가 닦쳤을 때 같이 극복해나가는 정신...


역시 몬드라곤에는 이러한 협동의 정신이

뿌리깊게 밖혀있는 듯합니다.


한국에서는 몬드라곤의 방식을 도입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잘짜여진 자금도달 방식도 없고, 충분한 자금이 있는 것도 아니고 법적 한계도 있고...


문제는 현재 상황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느냐의 문제입니다.


당연히 법적인 개선은 이루어져야하는 것이지만,

그 외에 어떤 방식으로도 자금조달은 계속적으로 이루어져야하기 때문이죠.


특히, 사내유보금을 사용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어떤 식으로 제3자의 자금을 유입시킬지는 고민해볼 필요가 있어보입니다.

이 부분은 협동조합으로 기업하기위해서는 반드시 풀어야하는 숙제인 듯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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