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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arning Journey/Bilbao & Mondragon

[HBM] 2016.04.29_몬드라곤 연수단 - Ep.13 이켈란(Ikerlan)

몬드라곤은 250개의 조직들이 모여서 만들어진 복합체입니다

그리고 중간지원조직들은 그룹화가 진행되기 전부터 중요한 역할을 해왔습니다.


금융 분야의 Laboral Kuxta(1959)

사회복지 분야의 Lagun-Aro(1959)

교육 분야의 Mondragon Universitatea(1943)


그리고 이들과 함께 R&D 분야의 성장을 책임져왔던 곳이 바로 Ikerlan(1974)입니다.



이켈란은 1965년 마뉴엘 케베도를 비롯해 설립을 주도했던 인물들이

기술전문학교에서 학교의 교과과정을 강화시키기 위해 공업기술 연구의 가능성을 검토하면서 시작됩니다.


지속적인 프로젝트와 연구활동으로 케베도와 동료 교사 2명은

학교 교육 업무까지 면제받으면서 이 일에 전담했으며, 휴가를 내고 프랑스에 6개월간 연수도 다녀옵니다.


케베도는 자신이 번돈을 학교에 기부하면서까지 자동화 연구실 설립을 추진했고,

1974년 호세 마리아 신부는 엄청난 반대에도 불구하고 공업기술 연구 프로젝트에 대규모 투자를 계획합니다.


호세 마리아 신부는 몬드라곤의 외부의 과학기술과 자본에 대한 의존에서 탈피해야한다고 보았고,

케베도를 연구소장으로 임명하면서 몬드라곤의 R&D를 주도할 공업기술연구협동조합이 시작됩니다.


 

  


연수단을 맞아주신 분은 마케팅담당자 Guillermo Irazoki입니다.

올해 60세로 곧 명예퇴직을 할 예정이기에 자신의 후임자를 데리고 함께 연수단을 맞이해주셨습니다.


몬드라곤대학 경영학부를 막 졸업한 23살의 젊은 후임자는

협동조합 가치에 공감해서 졸업 후 이켈란의 입사를 선택했다고 당돌하게 대답을 하네요.


앞에서 이야기해왔던 것처럼 몬드라곤에서 명예퇴직은 굉장히 운이 좋은 경우입니다.

65세(정년)가 되기 전까지 일을 하지 않아도 연금의 80% 수준을 받을 수 있기에 일종의 특혜라고 볼 수 있습니다.

(명예 퇴직 후 수익을 걱정해야하기에, 일종의 사형선고로 여기는 한국과는 너무나 다릅니다)


+


Guillermo Irazoki은 차분히 이켈란의 역할과 그 중요성에 대해서 설명해주셨습니다.


기업은 지식을 가진 인재가 필요했고, 이켈란은 기업과 인재를 이어주는 다리 역할을 해왔습니다.

연구를 할때는 대학과 함께 진행하기도 하고 연구자료를 방탕으로 기업에 결과를 전달해주기도 했습니다.


또한 이켈란은 설립초기부터 단순히 몬드라곤 그룹을 위해서만 존재하지 않았으며,

바스크 지역 전체의 발전을 위해서 노력해왔고 1982년부터는 지방정부가 이켈란 예산의 절반을 부담합니다.


나머지 예산의 약 38%는 연구 프로젝트 계약으로 충당하고,

나머지 12%는 몬드라곤 그룹의 지원조직들의 회비로 충당하는 비영리 2차 협동조합입니다.

(현재는 정부 지원 비중이 약 30% 나머지는 프로젝트 계약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현재 234명(조합원 200명)이 근무 중이며 90개(50%는 몬드라곤 그룹사)의 고객이 존재하며

1780만 유로(한화 235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바스크 지역의 다른 연구소들과 함께 IK4라는 연구 연합(research alliance)를 형성하고 있는데,

IK4 네트워크 기준으로는 1275명의 연구진이 1억 2백만유로(약 1349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습니다.


연구소는 4개 지역에 나눠서 운영되고 있으며, 320개의 프로젝트가 진행중이라고 합니다.

진행 중인 프로젝트에 대해서 거의 30분 넘게 설명을 해주셨는데요.


확실히 다양한 분야에 최첨단 기술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으나,

공학도가 아닌 연수단원들에게는 너무 전문적분야라서 '아~ 열심히 연구하는구나' 정도만 느낄 수 있었습니다.


+


프리젠테이션이 끝난 후 본격적으로 질의응답이 시작됐는데요.

이번에도 주식회사와의 차이를 발견하고 싶은 질문이 이어졌고, 여전히 FM에 가까운 대답들이 돌아왔습니다.


몬드라곤 그룹을 지원해주는 중간지원조직으로 시작되었지만,

역시나 몬드라곤은 몬드라곤이고 이켈란은 이켈란이라는 관점으로 운영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급여 테이블의 경우에는 몬드라곤 전체의 기준을 그대로 따르고 있었는데,

그렇기 때문에 연구원이라는 고급 인력에 대한 처우가 다른 연구소들과는 사뭇 달랐습니다.


최저 임금에 대한 기준은 다른 연구소들보다 훨씬 높게 책정됐지만,

최고 임금에 대한 기준은 다른 연구소들보다 훨씬 낮게 책정됩니다.


이에 대해 우수 인재 확보 차원에서 문제가 있지 않냐는 질문이 이어졌지만,

그런 가치를 추구하는 사람은 처음부터 같이 하지 않는다는 당연한 대답만이 돌아왔습니다.


하지만, 변화의 조짐은 존재했습니다.


그동안은 스페인 자체에 박사 학위자가 많지 않았고,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이켈란 내에도 박사 학위자가 많지 않았는데

최근에만 박사들만 연구소에 들어오고 있기 때문에 일정 수준 변화의 여지는 있었습니다.


몬드라곤 그룹 내에서도 급여의 격차가 4.5에서 6으로 확장됐던 것처럼,

시장 환경의 변화는 인재 확보 차원에서 이켈란에게 새로운 기준을 요구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당연히 기존의 원칙을 쉽게 바꾸는 것은 좋은 일은 아닙니다.

하지만, 바뀌는 환경에 대해서 어느 정도까지 유연한 자세를 취하는 것이 바로 새로운 혁신의 시작입니다.


과연 이켈란은 이러한 변화들에 어떻게 대응해나갈지

기존의 원칙을 잘 유지하면서도 기술 경쟁력을 꾸준히 유지해나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됩니다.